일요일 아침, 유난히 느긋하고 나른한 그런 날이었어.별다른 계획도 없고, 오랜만에 집에서 천천히 무언가 만들어 먹고 싶었지.그러던 중, 며칠 전 장을 보며 사둔 시금치 한 단이 눈에 띄더라.“이걸로 뭐 해먹을까…” 하다가, 김밥김이 있었던 게 생각났지 뭐야.아침부터 왠 김밥이냐고? 이상하게 그런 날 있잖아, 김밥이 막 먹고 싶은 날.그래서 아예 마음먹고 밥부터 했어.딱 10장 들어 있는 김밥김 한 봉지를 보고, 밥도 넉넉하게 10줄 분량으로 준비했지.밥 되는 동안 재료 손질에 들어갔어.뭔가를 하나하나 준비하다 보면 기분이 차분해지잖아?김밥 속 재료 준비는 이렇게 했어햄은 김밥 사이즈로 길쭉하게 썰어서 팬에 노릇하게 구워주고,시금치는 살짝 데쳐서 들기름 + 들깨가루 + 맛소금으로 조물조물 무쳐줬지.당근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