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유난히 느긋하고 나른한 그런 날이었어.
별다른 계획도 없고, 오랜만에 집에서 천천히 무언가 만들어 먹고 싶었지.
그러던 중, 며칠 전 장을 보며 사둔 시금치 한 단이 눈에 띄더라.
“이걸로 뭐 해먹을까…” 하다가, 김밥김이 있었던 게 생각났지 뭐야.
아침부터 왠 김밥이냐고?
이상하게 그런 날 있잖아, 김밥이 막 먹고 싶은 날.
그래서 아예 마음먹고 밥부터 했어.
딱 10장 들어 있는 김밥김 한 봉지를 보고, 밥도 넉넉하게 10줄 분량으로 준비했지.
밥 되는 동안 재료 손질에 들어갔어.
뭔가를 하나하나 준비하다 보면 기분이 차분해지잖아?
김밥 속 재료 준비는 이렇게 했어
- 햄은 김밥 사이즈로 길쭉하게 썰어서 팬에 노릇하게 구워주고,
- 시금치는 살짝 데쳐서 들기름 + 들깨가루 + 맛소금으로 조물조물 무쳐줬지.
- 당근은 채썰어서 약간의 맛소금만 뿌려 살짝 볶았고,
- 계란은 풀어서 지단으로 부치고, 잘게 채썰어 준비 완료.
그리고 이번 김밥의 핵심 중 하나는 바로 수제 돈까스!
며칠 전 만들어 놓은 안심 돈까스를 꺼내 기름 온도 맞춰 바삭하게 튀겼지.
튀기기 전의 뽀얀 색감, 튀겨지는 소리, 그리고 완성된 고소한 향까지—김밥 속에 넣기엔 아까울 정도였어.
매콤달콤한 매운 어묵볶음, 이게 신의 한 수였지
어묵은 ‘바른어묵’이라는 제품을 썼는데 어육 함량이 80% 넘는 고퀄리티였어.
3장을 채썰어 기름 살짝 두르고 볶다가 한쪽으로 밀어두고,
그 빈 공간에 고추장 1스푼 + 물엿 + 고춧가루 1티스푼 넣고
은근하게 볶으면서 양념장을 만들어줬어.
불을 끄고 남은 열기로 어묵이랑 섞어주면 매콤달콤한 어묵볶음 완성!
이게 밥이랑 정말 잘 어울려.
고추장의 매콤함과 물엿의 단맛, 어묵의 쫄깃함이 조화로워서
김밥 속에서 감칠맛을 확 잡아줘.
밥 간은 어떻게?
밥이 다 되면 간을 해줘야 하잖아?
참기름 두르고 맛소금 조금 넣어서 간을 맞춰주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밥주걱을 세워서 칼질하듯이 섞는 거야.
넓게 눌러서 섞으면 밥알이 으깨지니까 김밥 맛이 확 떨어지거든.
그리고 밥을 미리 10덩이로 나눠 놓는 게 포인트야.
이렇게 하면 밥이 부족하거나 남을 걱정도 없고, 김밥 쌀 때도 훨씬 수월해.
드디어 김밥 말기! 비주얼까지 완벽하게
속재료를 쟁반에 가지런히 세팅해 놓고, 김 위에 밥을 얹고
재료를 골고루 얹어서 슉슉 말아줬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았는데 은근히 손이 착착 가더라고.
10줄 딱 맞게 나왔을 땐 그 기분, 알지?
뭔가 딱 떨어지는 쾌감.
겉면에 참기름 살짝 바르고, 깨 솔솔 뿌려준 다음 썰었더니
와… 이건 뭐 그냥 김밥집에서 파는 비주얼이었어.
속단면도 색색이 조화롭고, 흐트러짐 없이 예쁘게 잘 싸졌더라.
이번엔 일부러 전체적으로 간을 약하게 했거든.
지난번엔 좀 짰는데, 이번엔 딱 맞았어.
재료 하나하나가 간을 세게 하지 않아도
서로 맛을 살려주니까 김밥 자체가 밸런스 있게 완성됐더라고.
김밥 10줄, 어떻게 먹었냐고?
4줄은 아침으로 먹고,
4줄은 저녁에 다시 꺼내 먹었어.
남은 2줄은 냉장고에 넣어놨어.
내일 아침에 김밥전 해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기대 중.
겉은 노릇노릇하게, 안은 따뜻하게 익은 김밥전은 진짜 별미거든.
집에서 이렇게 정성 들여 만든 김밥,
먹으면서 “이걸 왜 사 먹었지?” 싶더라.
물론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그 시간마저도 오롯이 나한테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어.
돈까스의 고소함, 어묵의 매콤함, 채소의 산뜻함.
이 모든 게 어우러진 김밥이었으니,
정말 일요일 아침답게 특별한 한 끼였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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